작가노트
어느새 10년
세월의 간극은 참으로 멀게만 느껴진다.
수많은 사물, 그리고
그 속에 아직도 살고 있을 사람과
풍경을 담으려 발품을 팔던 시절
그 혼돈의 시간을 보내고
나는 지금
대청호를 향해 서 있다.
내륙의 바다를 바라보는 순간
분노에 이글거리던 마음도
부질없는 욕심도
뿌리를 알 수 없던 작은 성냄까지도 모두,
물방울처럼 나를 둥글게 만들기 위한
고마운 배려였음을 깨닫는다.
대청호 그 넓디넓은 사진틀 속에
존재와
시대와
공간들은 층층이 수면을 이루고
평형을 찾은 내 마음도 빛처럼 누워있다.
내 안에 있는 대청호
나는 그 앞에 서 있네……
우 기 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