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리을무용단 기획공연
춤추는 모자이크
인간 내면을 달리는 여성 안무가 3인의 섬세한 감성
실험정신과 독창성이 돋보이는 리을 신진 안무가 공연
리을무용단이 품고 배출한 신진 안무가 공연
리을무용단(단장 황희원)이 오는 12월 17~18일 오후 8시 M극장에서 2008 기획공연 ‘춤추는 모자이크’를 무대에 올린다. ‘춤추는 모자이크’는 리을무용단의 실험정신과 독창성을 가장 잘 반영해온 신진 안무가 창작 공연. 모자이크란 제목처럼 각자 기발한 발상과 남다른 열정으로 작품을 만들어가지만 한국적 춤 호흡과 방법론에 입각한 리을무용단의 큰 그림에 귀결된다. 올해는 1995년, 2002년에 이은 3번째 공연으로 오레지나, 김윤진, 이희자, 김선영, 태혜신 등 지금은 비중 있는 안무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이 이 무대를 거쳐 갔다.
곽시내, 이세라, 최희원 등 간판 단원의 안무 데뷔
2008 춤추는 모자이크에서 곽시내, 이세라, 최희원 등 간판 무용수로 실력을 인정받아온 단원들이 안무가로 정식 데뷔한다. 각자 무용수의 길을 걸으며 개성과 스타일을 다져온 이들은 각각의 독특한 컬러를 뿜어내며 한국적 춤사위에 세련되고 감각적인 동 시대 감성을 입힌다. 이번 무대에 올려질 작품은 <섬>(안무 곽시내), <퍼즐리아>(안무 이세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안무 최희원)로 리을무용단 단원들과 함께 무대에 선다.
실험 정신과 독창성이 돋보이는 3人3色
단아하지만 힘있는 춤사위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발산해온 곽시내는 <섬>이란 작품을 통해 작은 섬에 뿌리내린 꽃 한 송이를 삶의 틀에 갇힌 인간 내면에 비유한다. 이소연이 드라마투르기를 쓴 이 작품에는 이유진, 전미란, 조윤정이 출연한다. 음악, 무대미술, 영상 등 1인3역의 다재다능함을 보여준 이세라는 춤과 영상의 절묘한 엇갈림이 돋보이는 <퍼즐리아>를 통해 퍼즐조각을 다 맞출 때까지 전체 그림을 할 수 없는 퍼즐처럼 긴 삶에서 인생의 한 단면에서 집착과 착각으로 둘러싸인 우리들의 소소한 일상을 성찰한다. 영상과 무용의 색다른 변주가 기대되는 이 공연에는 이세라, 박혜연, 신정윤, 정순주, 양정현이 참여한다. 흡입력 있는 외모와 탁월한 기량으로 주목받고 있는 최희원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찬란한 어린 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성장통,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아픔을 직접 독무로 선보인다.
곽시내 <섬>
잔뜩 움츠렸다.
작은 한줄기 따스함이 나를 요동치게 한다.
가슴을 열고 다리를 뻗쳐본다.
내가 나갈 세상의 문이 열렸다.
세상이 아름다운 줄 알았다.
그 미지의 섬 내가 서 있으리라
다시 조여오는 외로움 그리움
바람, 햇살, 공기의 향기가 나를 반겨준다.
움츠린 내게 가슴을 열라고...팔을 벌리라고
이곳에 나와 같은 또다른 존재들이
요동치고 가슴을 열고 팔을 벌리고,
순응하며 살아간다고...
최희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어디로 간 것일까?
고개 돌린 그림자 뒤엔 아무도 없다.
모두들 어디론가 가버리고 말았다.
나는 두 번 다시 그들을 볼 수 없다.
낡은 흑백 사진처럼 잊혀 진 것들...
종이인형
하트베어
딸기 무늬 원피스
호비, 짝꿍, 로리
미미의 집
과수원 길
할머니가 사준 은반지
사랑하는 사람
어린 나...
시간은 멈추고 그들이 그리워지기 시작한다.
나는 다시 외친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이세라 <퍼즐리아>
여러분들은 퍼즐을 맞출 때 한 단면의 조각을 보고
전체를 보려는 시도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삶도 퍼즐처럼 한 조각 한 조각 맞춰가면서
전체를 만들어가는 것이겠죠.
그러나 우리의 삶을 한 단면만 보고
전체로 인식하고 있다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전 세상에 속았다란 생각이 들곤 합니다.
작은 한 단면에 너무 집착해서 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다 한 단면만 보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면
전체를 볼 수 있는 시각적인 힘의 필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그럼 전체를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리을무용단 소개
1985년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 가장 아름다운 춤을 출 수 있으며 춤을 춤으로만 승부한다』의 정신을 토대로 설립된 리을무용단은 한국 춤의 호흡과 원리를 토대로 동 시대의 감성을 반영하는 참신한 작품들로 한국 창작 무용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강도 높고 체계적인 훈련으로 구성원 각각의 탁월한 개인기와 탄탄한 안무력이 돋보이는 본 단체는 한국 창작 춤과 전통 춤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지금까지 100여회가 넘는 공연을 개최한 바 있다.
2007-2009 공연단체 집중지원 단체로 선정됐으며, 젊은 안무가전 ‘춤추는 모자이크’, 게릴라 공연 ‘톡톡톡’, 명무 레퍼토리 ‘황희연의 춤’ 등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기획 프로그램으로 한국 창작 춤의 대중적 지지도를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국제무대로의 진출을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