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가 없었다면 인터넷이 있었을까.
서양인들은 대부분 쿠텐베르크가 금속활자 인쇄술을 발명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금속활자기술은 동양에서 서양으로 전파됐다는 게 정설이다. 최근에는 조선에서의 전파설까지 나오고 있다.
직지의 제작년도는 1337년으로 1445년경 인쇄된 것으로 알려진 쿠텐베르크 성서보다 100년 가까이 앞선다.
쿠텐베르크의 금속활자 인쇄기 발명으로 서양은 정보를 집약하고 보존하고 전승할 수 있게 돼 오늘날의 문명을 이뤘다고 할 수 있다. 직지는 인류가 정보화사회의 첫발을 떼게 된 중요한 계기가 아니었을까.
청주시가 1337년 직지의 제작을 기념하기 위한 2012 청주직지축제가 '1377창조의 빛'이라는 주제로 오는 9월18일부터 23일까지 6일간 청주고인쇄박물관과 흥덕사지 일원에서 열린다.
시는 직지의 창조정신과 인쇄출판 및 정보혁명의 가치를 살아있는 '현장학습의 장', 가을추억을 만끽하는 '문화의 숲', 세상과 소통하는 '정보의 바다'라는 컨셉으로 축제를 진행한다.
주제전인 '책들의 만찬'은 고려시대 주자소의 풍경에서부터 조선시대 학자의 방과 책거리, 현대 지식인의 서재, 아날로그 인쇄소, 전자책과 IT 기술에 이르기까지 인쇄출판 및 정보혁명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게 구성된다.
이 중 지식인의 서재는 설치미술가 강익중씨 등 국내 대표적인 미술가, 디자이너, 인문학자, 방송인 등 10여명의 서재를 관련 자료 및 사진 등을 통해 연출하며 아날로그 인쇄소는 60년대의 활자 및 인쇄기기 등을 전시하고 인쇄과정을 직접 시연하게 된다.
또 전자책과 스마트북 등 IT 기술로 진화된 정보혁명의 각종 컨텐츠도 선보인다. 특히 전시장 내에 북카페를 만들어 책을 읽고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되고 강의와 공연이 어우러진 지식나눔 콘서트 및 인문학캠프도 열린다.
이와함께 고인쇄박물관에서는 한국의 금속활자 특별전이 전개된다. 중요무형문화재 101호 금속활자장 임인호씨가 복원한 직지활자 및 고려시대 금속활자와 조선시대 갑인자와 한글 금속활자 등 100여점을 선보이고 금속활자 주조 과정을 다양한 영상으로 소개한다.
또 시민 1377명이 참여하는 '소원의 등 달기' 행사, 경축음악회, 공연이벤트 중심의 개막퍼포먼스, 매일 저녁 밤하늘을 수놓을 가을의 노래 조이콘서트, 활자를 제작 및 인쇄했던 주자소의 풍경을 마당극으로 표현한 '주자소의 하루', 직지오페라 갈라콘서트, 거리마임퍼포먼스, 직장인밴드, 매직쇼 등 다채로운 공연이벤트가 전개되며 60여개 지역아동센터의 장기자랑 등 청소년들의 놀이마당도 열린다.
국내외 인쇄출판문화를 엿보고 체험할 수 있는 살아있는 현장학습의 장도 전개된다.
흥덕사지 일원에서는 스위스 장인들이 직접 참여해 유럽의 전통 금속활자 주조 시연과 금속활자장․한지장․배첩장․각자장 등 한국의 전통장인이 참여하는 고인쇄문화체험이 상시 운영된다.
또한 고인쇄박물관 앞 직지의 거리를 차없는 거리로 지정하고 직지연만들기, 청주직지쌀 뻥튀기체험, 활만들기 등 다채로운 전통문화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보물찾기, 도서프리마켓, 별밤캠프 등도 운영돼 시민들을 즐겁게 할 예정이다.